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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El Niño)

by 에이스토리 2023.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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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란?

엘니뇨란 열대 동태평양(혹은 중태평양) 표층 수온이 평년에 비해 높아지는 경년 기후변동 현상으로서,

 

열대 서태평양 무역풍의 약화 등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근본적인 발생 원인은 여전히 뚜렷하지 않습니다.

 

 

 

엘니뇨

처음에는 매년 12월 페루 연안에 찾아오는 난류를 지칭하던 말이었습니다.

 

페루 어민들이 크리스마스와 연관시켜 붙인 이름이었습니다.

 

스페인어로 ‘남자 아이’를 의미하며 크리스마스 즈음에 나타나 ‘아기 예수’를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몇 년에 한 번씩 해표면 수온이 높은 상태로 1년 이상 지속되면서,

 

플랑크톤과 어획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동시에 남아메리카 서해안에 호우가 자주 발생하는 등 기상이변 피해가 속출하면서 이 현상도 차차 엘니뇨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후일 엘니뇨가 국지적인 현상이 아니라 적도 동태평양 전반에 걸쳐 벌어지는 대규모 해양-대기 상호작용 현상의 결과임이 알려지고,

 

전 지구적인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됨을 알면서부터는 페루 연안의 국지적인 난류보다도 열대 태평양의 대규모 고수온 현상을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반대로 열대 동태평양에서 평년보다 낮은 수온이 유지되는 현상은 엘니뇨의 반대라는 의미로 라니냐(La Niña)라고 하게 되었는데, 스페인어로 ‘여자 아이’를 뜻합니다.

 

 

 

엘니뇨의 구체적 정의는 국가마다 조금씩 다른데,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2016년 12월 23일 전까지 엘니뇨 감시구역(Niño 3.4 구역: 남위 5도부터 북위 5도, 서경 170도부터 서경 120도)에서 5개월 이동평균한 해표면 수온 편차(anomaly)가 섭씨 0.4도 이상(-0.4도 이하)이 되는 기간이 6개월 이상 지속될 때의 첫 달을 엘니뇨(라니냐) 발달의 시작으로 정의했었으나,

 

그 이후 미국과 동일한 기준으로 변경하였습니다.

 

 

 

미국에서는 같은 Niño 3.4 구역의 3개월 이동평균 해표면 수온 편차가 섭씨 0.5도 이상(-0.5도 이하)이 되는 기간이 5개월 이상 지속될 때, 그 첫 달을 엘니뇨(라니냐) 발달의 시작으로 봅니다.

(해양 엘니뇨 지수, Oceanic Niño Index로 불린다)

 

일본은 Niño 3 구역(남위 5도부터 북위 5도, 서경 150도부터 서경 90도)에서 5개월 이동평균한 해표면 수온 편차와 섭씨 0.5도(-0.5도) 기준을 사용합니다.

 

 

 

엘니뇨

해표면 수온 분포는 해면 기압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습니다.

 

해표면 수온이 더 높은 열대 서태평양에는 저기압이 만들어지면서 상승 기류가 생기고, 상승류의 일부는 동태평양 남아메리카 연안의 하강 기류로 연결되어 무역풍(동풍)을 형성하는, 이른바 워커 순환(Walker circulation, Walker cell)을 형성합니다.

 

여기서 태평양 서쪽의 기압이 낮아질수록 동쪽의 기압이 높아지고, 반대로 서쪽의 기압이 높을수록 동쪽의 기압은 낮아지는 시소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남방진동(southern oscillation)이라 합니다.

 

남방진동은 열대 동태평양의 타히티 섬과 서태평양 오스트레일리아에 있는 작은 도시 다윈(Darwin) 사이의 해수면 대기압 차이로 계산됩니다.

 

엘니뇨가 일어나는 해에는 서태평양에서 평년보다 기압이 높아지고 동태평양에서는 기압이 낮아져 이 지수가 음의 부호를 가지게 되고, 반대로 라니냐 기간에는 양의 부호를 가집니다.

 

서로 같은 실체를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엘니뇨와 남방진동을 합친 엔쏘(El Niño Southern Oscillation, ENSO)로도 표현합니다.

 

 

 

엘니뇨 주요 기작

열대 태평양에서 해수면 기압은 일반적으로 해표면 수온이 높은 서쪽에서 낮고, 해표면 수온이 낮은 동태평양에서 높아, 해상풍은 동에서 서로 부는 무역풍이 우세합니다.

 

이 무역풍은 또한 열대 태평양 표층의 고온수를 서쪽으로 수송하여 연중 수온이 섭씨 28도 이상으로 높은 수온 구역(웜풀 해역, warm pool)을 서쪽에 위치시키고, 서쪽의 해수면도 높게 유지시키며, 적도 부근의 용승을 발생시킵니다.

 

웜풀 해역에서는 높은 해표면 수온과 함께 저기압에 따른 상승 기류가 형성되며 구름이 많고, 많은 양의 비, 번개를 동반한 천둥 등이 흔히 나타납니다.

 

 

 

엘니뇨

반대로 열대 동태평양에서는 심해의 차가운 해수가 용승 되어 표층에 섭씨 20도 정도의, 상대적으로 낮은 해표면 수온이 유지되며, 무역풍 및 워커 순환과의 균형을 이루게 됩니다.

 

낮은 해표면 표층 수온으로 인해 열대 동태평양에는 하강 기류가 만들어져, 구름 없이 맑고 강우량이 적은 반면, 인도네시아 부근의 열대 서태평양 웜풀 해역에서는 강우가 집중됩니다.

 

 

 

엘니뇨

열대 동태평양에서 용승되는 이 차가운 해수는 영양염이 풍부하여 유광대로 공급되면서 일차 생산을 촉진하고 생산력도 높이며 어장을 형성합니다.

 

엘니뇨 발생 초기에는 무역풍이 약화되면서 웜풀 해역이 동쪽으로 확장하고, 열대 서태평양에서는 무역풍의 반대 방향으로 서풍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상승 기류가 우세한 저기압이 점차 동쪽으로 이동하며 열대성 대류를 활발히 만듭니다.

 

 

 

엘니뇨

엘니뇨가 계속 발달하면서 무역풍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해표면 고온수가 동쪽으로 더 이동하게 되면, 용승을 약화시켜 수온약층(thermocline)이 100 m 정도 더 깊어지면서 열대 동태평양 페루 연안 등에서 수온의 급상승과 대류 강화 및 잦은 호우 등의 기상 이변을 유발합니다.

 

그러나 엘니뇨가 발생할 때마다 무역풍의 약화가 언제나 선행하는 것은 아니며 동쪽으로 전파하는 해양파에 의한 에너지 전달도 중요한 발생 기작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지구 규모로 긴 파장을 가지는 해양파에 의한 영향 때문에 그 너비가 상대적으로 좁은 대서양과 인도양보다는 대륙의 영향을 적게 받으며 더 오랜 시간에 걸쳐 전파할 수 있는 태평양에서 엘니뇨가 가장 뚜렷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엘니뇨 발생

엘니뇨는 수천 년 전부터 발생해 온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기우제 등을 위해 인간을 제물로 바치던 고대 잉카제국(Inca Empire)에서부터 오늘날의 페루까지 이어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1790~93, 1828, 1876~78, 1891, 1925~26, 1972~73, 1982~83, 1997~98, 2014~16년과 같이 강력했던 주요 엘니뇨를 포함하여 1900년 이후로 최소한 30회의 크고 작은 엘니뇨가 발생했습니다.

 

전형적으로 2~7년마다 불규칙하게 발생하며 짧게는 9개 월부터 길게는 2년에 걸쳐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7~9개 월 정도만 지속되는 경우에는 엘니뇨 '조건'으로, 그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엘니뇨 '에피소드(episode)'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엘니뇨의 발생 빈도, 강도, 지속 기간 등이 변화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논란의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모든 연구가 일치된 결과를 보이는 것은 아니라서 엘니뇨의 강화와 약화, 장기화와 단기화에 대한 상반된 결과들이 종종 논의됩니다.

 

엘니뇨가 모두 동일한 형태가 아니고 열대 동태평양의 수온 증가가 우세한 동태평양 형태와 열대 중앙 태평양의 수온 증가가 더 우세한 중태평양 형태(또는 엘니뇨 모도키)로 구분하기도 하며,

 

아예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장기 수온 변화와 수십 년 규모의 수온 변동을 엘니뇨와 관련된 경년 수온 변동과 구분하기도 합니다.

 

 

 

엘니뇨의 영향

엘니뇨가 발생하면 원격상관(teleconnection)을 통해 중위도의 여러 지역에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열대 서태평양과 인도양의 고온수가 동쪽으로 이동하여 강우 분포에 변화를 주고, 서태평양에 가뭄과 산불 빈도를, 건조하던 동태평양에는 강우량을 증가시킵니다.

 

2014년 2월은 싱가포르에서 1869년 이래 가장 건조했던 2월로 기록되었으며 2월 26일에는 섭씨 35도에 이를 정도로 기온이 급증했던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엘니뇨가 발생했던 1968년과 2005년도 매우 건조했던 2월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서쪽 구역의 한국과 일본에서는 엘니뇨 발생 해의 9~11월에 훨씬 적은 수의 열대성 저기압(태풍) 효과를 보며,

 

열대 대서양에서도 엘니뇨 기간 중에 더 건조하고 안정적인 대기를 형성하여 열대성 저기압(허리케인) 발생과 강화를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 등 열대성 저기압 발달/약화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엘니뇨/라니냐로 인한 전 지구적인 변화는 어족 자원들의 재편도 가능하게 합니다.

 

웜풀 해역에서 주로 발견되는 열대 난류성 어족과 동물성 플랑크톤 등이 강한 엘니뇨의 해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부근 중위도 동태평양에서 관측되기도 합니다.

 

또, 라니냐가 발생하는 해에는 중위도 동태평양 연안에서 용존산소 농도가 낮은 수괴가 더 강하게 용승하여, 대륙붕과 저서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합니다.

 

각 생물종은 생리적으로 그 종에 최적화된 환경을 선호하고 개체 수도 잘 증가하기 때문에, 육상의 동식물과 달리 넓은 영역에 걸쳐 그 분포가 크게 변화합니다.

 

평년에는 잘 관측되지 않는 종들이 엘니뇨 혹은 라니냐와 같은 급격한 환경 변동하에서 갑자기 발견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풍부하던 어족이 사라지는 일도 발생하는데, 1982~83년 엘니뇨 당시 페루의 수산업에서 중요한 특정 어족의 어획량이 급감하여 큰 타격을 입었는가 하면,

 

열대 태평양의 가다랑어는 주로 웜풀 해역에서 볼 수 있는데, 엘니뇨와 라니냐 조건에 따라 웜풀 해역의 위치가 변화하면서 높은 어획량을 보이는 위치가 함께 변화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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