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 입구 바닥에도 이른바 ‘전두환 비석’이 있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담양의 한 마을을 방문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던 것입니다.
기념비에는 ‘전두환 대통령 각하 내외분 민박 마을’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1989년 군부 정권 이후 광주·전남 민주동지회가 이 기념비를 부숴 국립 5·18 민주묘지 묘역 입구에 묻어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도록 했습니다.
‘전두환 비석 밟기’는 전두환을 향한 광주시민의 분노를 상징합니다.
기념비 안내문에는 ‘영령들의 원혼을 달래는 마음으로 이 비석을 짓밟아 달라’고 적혀있습니다.
‘전두환 비석 밟기’는 망월동묘지의 통과의례이기도 합니다.
여야 정치인들이 묘역 방문 시 ‘전두환 비석을 밟느냐 밟지 않느냐’로 해당 정치인의 역사의식과 정치성향을 엿볼 수 있는 가늠자이기도 합니다.
이낙연 국무총리, 세월호 유가족 등 많은 이들이 이 비석을 밟고 지나갔습니다.
국가폭력에 스러진 백남기 농민과 김홍일 전 의원도 전두환 비석을 밟고 망월동묘지에 안장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016년 이 비석을 밟고 지나간 적이 있습니다.
그간 워낙 많은 참배객들이 밟고 지나간 탓에 비문은 내용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닳았습니다.
2023년 5월 12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이날,
국립묘지 참배 후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역으로 자리를 옮겨 고 이한열 열사 묘소에 헌화하고 전두환 비석을 밟기도 했습니다.
또한, 5·18 민주화운동 당시 무차별한 진압 작전을 수행한 제11 공수여단 정문 앞에 있던 이른바 ‘전두환 비석’이 광주 5·18 자유공원 주변의 화장실 앞으로 옮겨졌습니다.
특히 11 공수 준공 기념석은 전두환에 분노한 시민들이 밟을 수 있도록 거꾸로 눕혀졌습니다.
그러나 일부 5.18 단체가 11 공수 이전 기념석의 5·18 자유공원에 이전 자체를 반대하고 나서 광주시가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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