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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를 위한 성역, 스톤헨지란 무엇인가(feat. 전설, 제단, 돌기둥)

by 에이스토리 2022.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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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헨지

스톤헨지는 기원전 2000년 경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 거석의 용도에 대해서는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현존하는 문서들 중 스톤헨지에 대해 언급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1130년 헌팅던의 헨리(Henry of Huntingdon)가 쓴 『앵글인들의 역사(Historia Anglorum)』인데,

 

여기서 저자는 "누가 무엇을 위해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유적"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예부터 숱한 사람들이 스톤헨지에 관심을 가져 그것의 기원, 용도, 목적을 궁금해했죠.

 

 

아서왕과 멀린

옛사람들이라고 다르지 않았으므로 스톤헨지를 소재로 한 여러 가지 전설이 생겼습니다.

그런 전설들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아서 왕 전설에 나오는 영국의 유명한 마법사 멀린이 스톤헨지를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몬머스의 제프리(Geoffrey of Monmouth)는 아서 왕의 전설을 최초로 문헌으로 기록한 1136년 저서 『브리타니아 열왕사』에서 멀린이 사자(死者)를 기리는 기념비를 만들기 위해 스톤헨지를 아일랜드로부터 가져왔다고 전합니다.

 

이 전설은 스톤헨지의 재료가 되는 돌들이 바다 건너 다른 곳에서 수입되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시사합니다.

 

그뿐 아니라 파커 피어슨 교수의 이론대로라면 스톤헨지는 죽은 자를 위한 종교 기념물이므로, 이 전설은 생각보다 역사적 사실을 많이 반영한 것이죠.

 

리스(Rhys) 박사는 스톤헨지가 종교적 의식을 위한 자리였고, 그곳에서는 뮈르딘(Myrddin. 멀린의 웨일스식 이름)을 숭배하는 의식을 치렀다고 주장합니다.

 

 

스톤헨지

스톤헨지의 구조는 특정한 시간을 표시하도록 이루어져 있는데, 이는 고대 로마 시대부터 알려져 있던 사실입니다.

 

로마의 역사가 디오도루스 시쿨루스(Diodorus Siculus)는 스톤헨지가 19년마다 그곳을 방문하는 태양의 신을 위해 지어졌다고 서술했습니다.

 

 


보스턴 대학의 제랄드 홉킨스(Gerald Hawkins) 교수 등이 디오도루스 시쿨루스의 학설을 더욱 발전시켜 스톤헨지의 구조와 시간의 흐름, 그리고 천체(天體)의 움직임이 밀접하게 연관 있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1963년, 영국의 저명한 과학잡지 〈네이처〉지에 천문학자 제럴드 호킨스가 기고한 논문이 수록되었고 스톤헨지는 고대의 천문대였다는 것입니다.

 

우선 거석과 구덩이의 배치를 통해 하짓날 일출 시간과 동짓날 일몰 시간을 계산할 수 있으며, 28일 주기로 차오르는 달의 운행과 돌의 배치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컴퓨터 계산을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그러나 왜 거석을 사용했는지 여부는 알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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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헨지에서 바치는 제물'에 대한 이야기는 예전부터 많이 이야기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런 소문은 거의 근거가 없고, 실제로 스톤헨지에서 희생제가 행해졌을 가능성은 무척 적습니다.

 

스톤헨지에서 제물이 바쳐진다는 이야기는 주로 후대에 브리튼 섬으로 건너온 민족들의 민간전승에 기반된 것인데, 그것은 최근까지도 '살육의 제단'이라 불렸던, 길게 눕혀진 돌에 근거를 두었습니다.

 

그 돌이 마치 제단처럼 보여서 그 위에 희생물을 눕혀 놓고 숨을 끊기에 알맞다고 생각들 한 것입니다.

 

 

스톤헨지

현대에 '돌 제단'이 사실은 제단이 아니라 스톤헨지를 이루고 있던 '돌기둥' 중 하나였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즉, 그 돌은 처음부터 제단 같은 모양으로 눕힌 것이 아니라, 다른 돌들처럼 세로로 서 있던 돌기둥이 쓰러져 우연히 제단과 비슷한 형태가 된 것이죠.

 

이에 따라 '스톤헨지의 제단'에 근거한 모든 전설은 그저 전설일 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그리고 스톤헨지에 있던 돌들은 세월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집을 지을 목적으로 가져가서 돌기둥 여러 개가 빠졌습니다.

 

 


2010년대 들어 주목받는 설은 스톤헨지가 '죽은 자를 위한 성역'이라는 것입니다.

 

스톤헨지 북동쪽으로 스톤헨지와 구조가 거의 똑같은, 다만 돌이 아닌 나무로 만든 구조물이 있었기에 그 터를 '우드 헨지'라고 부르는데,

 

우드 헨지를 산 자의 공간, 스톤헨지를 죽은 자의 공간으로 삼아 특정한 절기에 사람들이 모여 스톤헨지와 우드 헨지를 오가며 종교적 행위를 했다는 설입니다.

 

사람들이 스톤헨지와 우드헨지를 오갈 때 사용했으리라 추정하는 길의 일부가 지금도 스톤헨지에 남아 있습니다.

 

또한, 스톤헨지의 구조가 동지, 하지에 해가 뜨고 지는 위치를 중요하게 표시하는 것으로 보아, 역시 동지/하짓날에 모여 이러한 의례를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스톤헨지

스톤헨지에는 고대인들이 만든 길이 있는데, 동짓날 해질 무렵에 이 길에 서서 스톤헨지를 바라보면 길의 방향과 일몰 지점, 스톤헨지가 정확히 일치합니다.

 

그 길을 파보면 도랑이 나오는데, 길은 인공적으로 만들었지만 도랑은 먼 옛날 빙하시대에 자연적으로 생긴 것입니다.

 

즉, 오래전 빙하기 때 자연적으로 도랑이 생겼고 우연히 동짓날 해 지는 방향과 일치했고,

 

훗날 스톤헨지를 세운 시기에 사람들이 이걸 보고 "어? 이거 방향 좀 봐라? 신비한데?" 하며 도랑이 끝나는 부분에 죽은 자를 위한 종교적 장소로 스톤헨지를 세우고 도랑을 덮어 길도 만들었다는 것이죠.

 



2019년 4월에는 DNA 조사 결과 이 거석들을 세운 이들은 기원전 4000년쯤 아나톨리아(지금의 터키)로부터 지중해를 건너 영국에 이른 농민들의 후손으로 확인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당시 아나톨리아 지역은 기원전 1만 년 전부터 괴베클리 테페 같은 석조 건축물을 지어왔던 곳입니다.

문헌자료가 없는 선사시대 문화 유적지들이 으레 그렇듯 스톤헨지 역시 그 기원이나 용도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상상력의 소재가 되어 대중매체에서 다양하게 이용됩니다.

 

사실은 오래전에 외계 문명이 세운 거라든지... 어떤 사람들은 외계인들이 자신들의 우주선 동력을 공급하려고 만들어놓았으나 훼손되었고, 에너지 업계의 이해관계 때문에 복구되지 않는다는 음모론을 들고 나옵니다.

2022년 3월에는 스톤헨지가 태양력 계산을 위한 도구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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